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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 소과괘(小過卦)

 

소과(小過)는 약간 과분한 것, 혹은 조금 과실이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은 작은 잘못이 유익할 경우도 있다. 잘못한 게 있어야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잘못을 하면 반성하게 할 수 있고 많은 도리를 명백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서 성공을 촉진시킬 수 있다.

 

작은 잘못을 했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어떤 때에는 작은 잘못은 양해할 수 있다. 좋은 일이다. 제창할 만하다.

 

다른 사람의 사실에 대한 질문에 회피할 수 있다. 다만 선의의 거짓말이어야 한다. 무력행사 할 수도 있다. 다만 노상에서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을 보면 서슴없이 칼을 뽑아 돕듯이 의협심이 있어야 한다. 손윗사람에게 순종하지 않고 거역할 수 있다. 다만 정의로운 일을 위해서…….

 

『주역』은 말한다.

 

“소과(小過)는 형통하니, 곧음이 이로우니, 작은 일은 할 수 있고 큰일은 할 수 없으니, 나는 새가 소리를 남김에 올라감은 마땅하지 않고 내려옴이 마땅하듯이 하면 크게 길하리라.”

 

무슨 말인가? 조그마한 과실이 생겼을 때 형통할 수 있다. 다만 마땅히 바름(正)을 기본으로 하여야 한다. 그렇기에 정도를 굳게 지키는 데에 이롭다. 작은 일을 하는 데에 큰일에 미치지 않게 할 수 있다. 날고 있는 새는, 슬픈 울음을 남길 때에는 높이 날아가는 것은 좋지 않다. 낮게 날아서 둥지에 머물러야 한다. 높이 나는 것은 역행이요 낮게 나는 것은 순행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대길할 수 있다.

 

옛날 위(魏)나라에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한 궁수 경영(更嬴)1)이 있었다. 활 쏘는 기술이 어찌나 출중한지 백발백중이었다.

 

하늘이 유달리 맑은 어느 날, 위왕(魏王)은 경영 등을 대동하고 교외에서 사냥을 나갔다. 교외에 도착했을 때 하늘을 바라보니 동쪽에서 큰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경영이 위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큰 기러기가 보이십니까?”

 

왕이 답했다.

 

“그렇소. 보이오.”

 

경영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신은 화살을 쓰지 않고 시위만 당겨서, 저 기러기를 맞출 수 있습니다.”

 

“정말이요?”

 

위왕은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되물었다.

 

“그대가 그런 재주가 있다는 말이요?”

 

경영이 말했다.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경영은 화살을 메기지도 않고서 왼손으로 활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놓으니 ‘퉁’하는 소리만 들렸다. 동시에 큰 기러기가 솟구쳐 날려고 두세 번 날갯짓하더니 갑자기 땅으로 떨어졌다.

 

“어!”

 

위왕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말했다.

 

“그대 정말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요!”

 

경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 재주가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신기할 것도 없습니다. 저 기러기는 예전에 활을 맞아 부상을 입었었습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날고 있는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위왕은 더 기이하게 생각해 물었다.

 

“그대가 어찌 안다는 말이오?”

 

경영은 계속해서 말했다.

 

“너무 피로해 천천히 날았고 울음도 처량했습니다. 천천히 난 까닭은 예전에 화살을 맞아 아직 완쾌되지 않아서 통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량하게 운 까닭은 같은 무리에서 벗어나 외로이 무리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러기가 활시위 당기는 소리만 듣고도 두려움에 더 높이 날아가려 날갯짓을 한 것입니다.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도 않고 힘찬 날갯짓에 상처부위가 터졌고 그 고통에 날갯짓을 하지 못하여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서는 잠시 경영의 능력이 어떤지 얘기하지 말고 그저 큰 기러기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자.

 

기러기는 위험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은 부상을 입었다. 그렇다면 바람 따라 낮게 날아야 했다. 나무숲에 숨든 풀숲을 향하여 내려와야 했다. 그렇게 해야 큰 힘을 들일 필요도 없겠고 상처부위가 덧날 까닭도 없었다. 몸을 숨길 곳을 찾아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

 

기러기는 수를 잘못 썼다. 날아가는 방향을 잘 못 선택하였다. 높이 날았다. 힘을 더하니 상처부위가 터졌다. 숨을 곳이 없었다. 결국 땅으로 곤두박질 할 밖에.

 

1) 상궁지조(傷弓之鳥), 화살을 한번 맞아본 새처럼 어떤 일로 크게 혼이 난 사람은 하찮은 일에도 두려워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전국책(戰國策)』 에 나온다. 경궁지조(驚弓之鳥)라고도 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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