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하여 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제주특별자치도 체제가 출범한지 어느 덧 7년이 지났습니다. 제주도가 경쟁력 있는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 차원에서 2003년 행정개혁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제주형 특별자치 모형을 도입하기 위해서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10년이 지났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도민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출발을 했습니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제도였기에 중앙정부는 물론 다른 시도의 관심도 많이 받았습니다.
특별자치도 체제를 도민들의 동의를 거쳐 도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고도의 자치권 확보, 효과적인 투자유치를 위한 행정의 효율성, 궁극적으로는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특별자치도 도입에 중앙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제주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추진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동안 성과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론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제도이기에 시행착오와 함께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도 노출이 되었습니다.
개선이 시급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도의 자치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제도적 특례 및 권한 이양 프로그램을 조속히 현실화하는 것입니다. 지난 3월 28일 정부에 제출한 5단계 제도개선도 이의 일환입니다.
두 번째는 지역주민들의 풀뿌리 자치에 대한 여망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특별자치도 출범정신인 행정의 효율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기초자치단체인 4개 시군과 4개 시군의회를 폐지하고 2개 행정시 체제를 도입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하는 과제입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을 위해서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오늘, 저는 특별자치도의 성공을 위한 두 가지 핵심 과제 중 하나인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연구하고 논의해온 결과를 도민 여러분께 간략하게나마 보고 드리고자 합니다.
현행 행정체제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습니다.
제가 2010년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주특별자치도형 기초자치모형’ 도입을 제안한 것도 ‘단체장 주민 직접 선출’에 대한 도민들의 여론을 반영한 것입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제 지난 2010년 도내 한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민의 64.6%가 단체장 주민 직접 선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지난해인 2012년 1월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현행 체제 유지를 바라는 의견이 13.9%에 불과했습니다. 행정시장을 도지사가 임명하는 방식이 아닌 주민들이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64.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대다수 도민들은 도지사가 행정시장을 임명하는 현행 제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도지사와 도 본청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불만과 불편이 표출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그리고 제가 도정을 떠나 있을 때 도민 여러분들로부터 가감 없이 들었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민선 5기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제주특별자치도형 기초자치모형’을 구체화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행정체제 개편방향에 대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도의회가 추천한 인사를 포함하여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이에 앞서 도의회는 위원회 구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인 조례를 제정해주셨습니다.
2011년 4월11일 구성된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2년 4개월여 간의 폭넓은 연구 및 논의를 바탕으로 ‘시장직선·의회미구성안’ 즉, 행정시장직선제를 최종 대안으로 결정하고 도지사에게 이를 권고해 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의회는 지난해 11월, 충분한 도민의견 수렴을 위해 행정체제개편위원회 설치기한을 1년간 연장해주면서 “행정체제 개편 대안의 명칭을 도민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하고 현재의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2개 대안 중 특정안에 대해 결정짓지 말고 행정시 권한 강화 후 행정체제 개편까지 포함해 도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해주셨습니다.
이에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도의회의 부대의견을 포함하여 행정체제 개편 방향 및 대안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는 도의회가 의장 명의로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지금까지 집행부에서 해 왔듯이 부대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추진할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조언을 주셨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연구 및 논의는 그동안 시간을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폭 넓게 이뤄져 왔습니다.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행정시장 직선제를 행정개편의 최적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도지사에게 이를 권고하기까지 충분한 시일을 두고 다양한 대안에 대한 비교분석작업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권고한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하여 조만간 도민 여러분들께 그동안 진행해왔던 일련의 과정과 내용에 대해서 소상하게 보고 드리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된 최종 정책결정은 도지사 독단적으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도민보고회 프로그램은 별도로 곧 발표하겠습니다. 도민보고회에서 도민 여러분의 가감 없는 의견을 듣고 다시 한 번 도민들이 바라는 여망을 확인해 나가겠습니다.
도민 여론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방안도 강구하겠습니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에도 이와 같은 과정 및 내용을 설명 드리고 공식적인 의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한 후에 도민의 뜻과 의견이 모아지는 방향으로 최종 정책결정을 하고 도지사가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차별화된 제도 시행을 통해 특별자치도 출범 취지 및 목적을 현실화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밝히는 바입니다.
제주특별법 제1장 제1조에는 특별자치도 출범의 취지 및 목적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종전의 제주도의 지역적·역사적·인문적 특성을 살리고 자율과 책임, 창의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설치하여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보장하고, 행정규제의 폭넓은 완화 및 국제적 기준의 적용 등을 통하여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국가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감사합니다.
2013년 8월 5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우 근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