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도 교육감 예비후보는 12일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위해 전국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평화샘프로젝트’를 적극 도입할 것”이라며 “학교폭력을 ‘처벌’이 아닌 ‘예방’의 관점으로 접근해 아이들이 서로 돕는 평화로운 교실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석문 예비후보는 최근 선거사무소에서 학교폭력예방전문가이자 평화샘프로젝트 책임연구원인 마을교육공동체연구소 문재현 소장을 만나 ‘평화샘프로젝트’를 포함한 학교폭력 예방 정책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문재현 소장은 이 자리에서 ‘평화샘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평화샘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학교폭력 방지 프로그램 중 하나인 노르웨이의 올베우스 프로그램과 핀란드의 키바 코울루 프로젝트를 토대로 한국적 특성에 맞게 재구성한 프로젝트다.
‘평화샘’이라는 이름은 평화로운 교실을 지향하는 ‘샘(선생님)’이라는 뜻과, 땅속에서 물이 솟는 샘처럼 평화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문재현 소장은 “대다수 학교가 학교폭력에 대해 직간접적인 처벌이나 보상을 하는 반면 평화샘프로젝트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폭력에 대처하는 4대규칙’과 ‘멈춰제도’ 등에 대해 알려주면서 절대 폭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를 권유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모든 규칙을 학급회의에서 전체 아이들이 공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소장이 소개한 ‘폭력에 대처하는 4대 규칙’과 ‘멈춰제도’는 아이들의 역할극을 통해 수행된다. 아이들은 피해자·가해자·동조자·방관자·방어자로 역할을 나눠 상황을 정확히 재연하고, 입장을 바꿔보면서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다.
역할극을 통해 교사와 아이들은 4대 규칙과 멈춰제도의 이행여부를 확인한다. 4대규칙은 △우리는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괴롭힘당하는 친구들을 도울 것이다 △우리는 혼자있는 친구들과 함께할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괴롭힘 당하는 것을 알게되면, 우리는 학교나 집의 어른들에게 이야기할 것이다 등이다.
‘멈춰제도’는 폭력을 당한 아이가 '멈춰'를 외치면, 규칙에 따라 괴롭히는 아이는 그 행동을 즉시 멈춰야 하는 제도다. 폭력을 당한 아이가 멈춰를 스스로 외치지 못하면 주변의 아이들이 함께 ‘멈춰’를 외친다. 누군가 ‘멈춰’를 외치면 교사를 포함한 학급 전체가 긴급 학급회의를 소집한다. 공동체 구성원 중 한 사람의 아픔도 공동체 모두의 아픔이기 때문에 단 한사람의 요구에도 긴급 학급회의를 여는 것이 원칙이다.
문 소장은 “평화샘프로젝트의 효과는 매우 크다”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교실에서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폭력이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또 문 소장은 “아이들이 일진 아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평등한 관계를 만드는 힘을 보여줬다”며 “아이들이 역할극을 통해 사회적인 기술과 학습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변화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평화샘프로젝트는 서울, 전북 등에서 진행돼 일진과 왕따 문제 해결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각 지역 학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석문 후보는 “평소 평화샘프로젝트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이를 제주교육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며 “해결이 급하다는 이유로 권위적인 지시나 처벌 중심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교실은 더 큰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사전 예방과 함께 평화로운 교실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학교폭력 문제는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며 “평화샘프로젝트를 적극 도입해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고, 믿음과 존중이 가득한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