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개발공사를 삼킬 우려가 있다?
한국공항의 생수공장을 제주도개발공사로 인수·통합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우근민 도정의 지하수 정책기조가 사유화 개념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개념 없는 지하수 관리위원들이 ‘사기업 시판허용’에 놀아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한진그룹의 28년 특혜에도 모자라 또 다시 엄청난 특혜를 주려하고 있다”며 “행정절차 등 진행 상황을 볼 때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한국공항 지하수 증량 허용은 각본이 짜인 밀어붙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실련은 “도지하수관리위원회가 5개월 만에 동의부결에서 가결로 뒤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제주도개발공사 증량신청과 맞춘 교묘한 ‘꼼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경실련은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 특혜 사유화 저지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지하수관리위원 즉각 사퇴, ▲한진그룹 지하수 시판 당장 중단, ▲제주도의회 부결 처리, ▲제주도정 한진그룹 지하수 개발허가 전면 취소 등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특히 한진그룹이 개발공사를 삼킬 우려가 있다며 거꾸로 도정이 한국공항 생수공장을 인수해 개발공사로 흡수 통합하라고 촉구했다.
“한진의 생수는 개발공사의 생산량보다 훨씬 적은 생산량임에도 불구하고 상품 유통의 세계화, 브랜드가치, 가격전략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한진그룹이 체계적이며 월등히 앞서고 있다”며 “반면 개발공사는 불안정한 조직에 전문성 결여 등으로 실속 없는 공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물량 확대는 향후 개발공사까지 삼킬 수 있는 힘으로 자랄 것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우 도정은 28년간 이어져 온 한진그룹과의 ‘지하수 갈등의 씨앗’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한국공항 생수공장을 인수해 개발공사로 흡수 통합해야 한다”며 “한진그룹 계열사 및 기내로 공급하는 물량은 개발공사에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일원화 하라”고 역설했다.
더불어 제주도의회에도 “도의회 역시 이번 신청량 증량 건을 불허하는 한편 2013년 11월24일까지 연장 동의한 한국공항 지하수개발 이용허가에 대한 재연장을 불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시관광협의회도 이날 오전 서귀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가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의 먹는 샘물 '제주퓨어워터' 개발에 따른 지하수 취수량 증산요청을 수용한 것은 특혜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의회가 도민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측은 "증산 허용은 제주도개발공사와 함께 지하수 관리 정책에 반하지 않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제주도개발공사의 취수 허용량 2100t보다 극히 미미한 100t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항은 또 "취수량 증량에 따른 이익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 장학금과 제주 지하수 보전ㆍ환경보호 활동 지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