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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100세 일기] 어머니가 100년을 살아내셨다 (1)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허정옥 전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이사장의 ‘어머니의 100세 일기’입니다. 고령화=장수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의술의 발전으로 우리 삶이 연장되긴 했지만 그만큼 삶이 더 풍요로워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장수인생이 꿈이라지만 우리 사회는 우리 노년의 삶을 보장할만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허 이사장의 어머님, 그 분의 삶을 빌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다시 성찰하고 미래 한국사회 노년의 삶을 다시 점검해봅니다./ 편집자 주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이다. 1923년생이시니, ‘세는나이’로 백 살이 되셨다. 만나이로는 99세시니, 백수(白壽)가 되신 거다. 백(百)에서 일(一)을 빼면 백(白)이 됨을 뜻한다.

 

아기가 엄마배 속에서 보낸 10개월을 한 살로 치는 우리들의 나이 셈법은, 한국이 세계를 대표한다. 나이를 헤아리는 단위인 ‘살’은 ‘살다(生)’에서 왔을 것이다.

 

엄마는 아기가 잉태되었을 때부터 대화를 시작한다. 태아를 생명체로 여기고 세상으로 나오기 전의 사전학습, 소위 ‘태교’가 어쩌면 세는나이의 증거가 된다. 사실 그때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태교는 생(生)에 대한 거의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과거에는 일본, 중국, 몽골, 베트남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는 국가들도 대부분 우리처럼 소위 ‘한국 나이’ 방식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한 서구식 사회시스템을 따르면서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한국, 북한, 터키, 이스라엘 외에는 쓰는 곳이 없다고 한다.

 

한학이 융성하던 유교사회에서는 91세가, 백세(百歲)를 바라본다는 뜻에서 망백(望百)이라 불렸다. 이제 90세를 지났으니, 곧 100세도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만수무강(萬壽無疆)을 기원하는 뜻도 담겼으리라.

 

정작 100세는 보통사람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수명으로, ‘하늘이 내려준 나이’라 하여 상수(上壽)라 부른다. 111세는 ‘황제의 수명’이라 하여 황수(皇壽)라 한다. 흔히 장수를 기원할 때 쓰는 천수(天壽)는, ‘타고난 수명’으로 120세를 지칭한다.

 

세는나이를 쓰는 곳에서는 나이에 따른 서열 의식이 강하게 나타난다. 우리 집 큰 아이는 7살에 입학해서 동기들보다 한 살이 적음에도, 구태여 그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중국 청나라 시대부터 중화민국 초기까지 살았던 약초의학자 이청운(李靑雲)이다. 그는 1677년에서 1933년까지 무려 256년을 살면서, 일생 동안 약초와 의학을 연구하였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에서 주는 특별상을 받았고, 200살이 넘도록 대학에서 강연을 했다. 일생동안 24명의 부인을 맞아들였고, 2백 명이 넘는 자손을 두었다(위키백과).

 

한편,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는 연령구간을 0∼9세, 10∼19세,..., 90∼99세, 100세 이상으로 분류한다.

 

이 통계에 의하면 2022년 2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인구는 8323명이다. 전체 인구 5162만5561명 중에서 0.016%이므로, 인구 10만 명 당 16명이 100세 이상인 셈이다. 이중에서 여성은 6852명(82%), 남성은 1471명(18%)이다.

 

참고로 통계청이 발간하는 ‘생명표’는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수명을 83.5세로 보고한다. 이 중에서 남성은 80.5세, 여성은 86.5세, 남녀 간 기대수명 차이는 약 6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3년으로, OECD 국가 평균 81.0세보다 2년 이상 길다.

 

제주도는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장수지역으로 손꼽혀 온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2022년 2월말 현재, 전체 인구 67만7143명 중에서 211명이 100세 이상이다. 인구 10만 명 중에서 31명이 백세를 넘게 산다는 얘기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로, 17개 시도 중 단연 1등이다. 제주와는 비교적 거리를 두고서 전남 26명, 강원 24명, 전북 23명, 충남 21명, 경북 19명이 뒤따르고 있다. 운동회의 달리기를 연상하면 선두를 앞지르기가 쉽지 않은 격차다.

 

좀 더 범위를 좁혀서 장수지역을 분류한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의 발표에 의하면, 제주도를 엄지척하고 나서, 전북 순창, 전남 담양·함평·곡성·보성·구례, 경북 예천·상주, 경남 거창 등 10여 곳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마을로 손꼽힌다. 구곡순담 장수벨트로 지칭되는 이 지역은 산 좋고, 물 맑고, 공기가 좋은데다 건강한 먹거리와 적당한 활동이 장수의 이유로 소개된다.

 

특이하게도 제주도의 100세 이상 인구 211명 중에서는 할머니가 202명으로 96%를 차지한다. 삼다도 제주의 특성인 여다(女多)의 흔적이 남아 있는 부분이다. 제주도가 시사하는 장수사회의 이정표이기도 하다.

 

제주도 여인들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회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오죽하면 바당밭을 일터로 삼는 해녀가 세계 유일의 직업으로 탄생했으랴.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UNESCO)가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정도이면,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 될 터. 부지런히 일하는 게 장수의 근본임은 하늘의 선물이요, 여자들의 훈장이다.

 

이상의 통계를 두고 볼 때, 100세까지 산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임이 분명하다. 대통령이 100세 이상 노인들에게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 청려장(靑藜杖)을 선물하는 게 그 증거가 아닌가.

 

식민지와 전쟁의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진정한 뿌리이자 버팀목이 되어주신 분들,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세월 동안 땀과 눈물로써 살아 있는 역사가 되어주신 어른들이기에 마땅히 드려야 할 존경의 마음이다.

 

명아주의 잎처럼 늘 푸른 청춘으로 살아가시란 의미가 담겼으니, 백발을 청년처럼 당당하게 살아가소서. 미국과 영국에서는 100세 생신을 맞은 노인에게 대통령 부부와 여왕이 생일 축하 카드를 보낸다고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허정옥은?
= 서귀포시 대포동이 고향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뭍으로 나가 부산대학교 상과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볼티모어시에 있는 University of Baltimore에서 MBA를 취득했다. 주택은행과 동남은행에서 일하면서 부경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이수했고, 서귀포에 탐라대학이 생기면서 귀향, 경영학과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면서 서귀포 시민대학장, 평생교육원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3년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의 대표이사 사장과 제주컨벤션뷰로(JCVB)의 이사장 직을 수행한데 이어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을 거쳤다. 현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서비스 마케팅과 컨벤션 경영을 가르치고 있다. 한수풀해녀학교와 법환좀녀학교도 다니며 해녀로서의 삶을 꿈꿔보기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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