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 국회의원이 제주도지사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제주를 바꾸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원희룡 전 의원은 16일 오후 2시 제주시 관덕정 앞 광장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지사 선거전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회견 무대엔 “어머니, 원희룡입니다. 제 전부를 바치겠습니다”란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관덕정 앞마당에는 새누리당 당원과 지지자, 지인들이 가득 자리를 메웠다. 특히 예전부터 '특별자치도 성공을 위한 적임자'로 원희룡 전 의원을 지목했던 김태환 전 지사를 비롯해 전임 도정을 이끈 핵심 실·국장 등 ‘김태환 사단’이 총출동,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양원찬 도지사 예비후보, 김익수·양창식 교육감 예비후보, 김광수 교육의원 예비후보, 강승화·깅승하·김황국·김채규·안창준·이선화·현정화(이상 새누리당), 강완길(무소속) 도의원 예비후보 등도 참석,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제주는 저를 키워준 어머니다. 제주의 아들 원희룡이 왔다. 제주의 변화와 새 시대를 열라고 사랑하는 어머니 제주가 저를 불러주셨다”고 말문을 열어 회견장을 찾은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제주의 성원으로 성장했고, 늘 어머니인 고향에 고마움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언젠가 고향에서 봉사한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도민들의 부름을 이렇게 받을 줄은 몰랐다. 저를 불러 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가슴 뛰는 영광을 안고, 주저함 없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를 대한민국의 1%라고 하지만 제주가 지닌 가치는 매우 크다. 우리는 제주의 가치를 높여 인구와 면적·경제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창조해야 한다”며 “우리가 키운 제주의 가치가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를 뒤덮고, 세계로 뻗어 나가게 해야 한다”고 제주의 자연·문화·역사가치 성장론을 힘줘 말했다.
그는 또 “농수축산, 관광 등 기존산업을 고도화하고 제주인과 문화와 환경을 자본으로 하는 창조적 성장을 통해 제주의 경제규모를 현재의 12조 규모에서 25조 규모로 5년 이내에 2배 이상 확대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내려준 제주 자연의 신비와 청정 환경의 가치를 높여야 하기에 난개발을 막고 바로잡겠다. 제주에 깃든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높여야 하기에 제주의 문화가 세계인의 문화감각과 교류하고 융합하는 문화의 체험장이 되게 해야 한다“고 제주의 문예부흥(르네상스)론을 주창했다.
제주의 인재육성론과 네트워크 확대론에 대해서도 설파가 이어졌다.
그는 “제주인의 사람향기와 에너지를 한껏 발휘하게 하여 제주인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전제, “세계인들이 도민 속으로 들어와 가슴으로 교류하고, 힐링의 추억을 간직하며, 영원한 제주의 친구가 되도록 할 수 있다.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제주인이며, 제주의 친구다. 마음으로 맺어진 제주의 친구가 많아지면, 제주인의 힘은 무한히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의 한계’로 지목되는 제주 한게론에 대해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원 전 의원은 “제주의 진정한 크기는 인구와 면적이 아니”라며 “제주를 찾아오는 사람 발자국 수, 전 세계 인터넷상의 클릭 수, 제주로 인해 감탄하고 감동하는 가슴의 수, 제주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의 수, 이것이 진정한 제주의 크기로서 그 크기에는 한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하늘이 준 제주의 자연, 역사 속에 숙성된 문화, 정 많고 진실된 제주인, 이러한 제주의 자산을 잘 살리면 얼마든지 무한에 도전할 수 있다. 제주인이 스스로 주인이 되고, 제주의 친구들의 협력을 얻어 실천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주도민은 위대한 역사 창조자”라고도 말했다. 그는 “일제의 강점으로, 4.3으로 파괴된 공동체와 척박한 땅 위에서 피와 눈물과 땀으로, 오늘의 제주를 만들어냈다”고 전제, “가장 아픈 역사인 4·3을 화해와 상생으로 풀어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위대한 제주도민과 늘 함께 하며 제주의 길을 열어가는 것, 대통령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 도울 수는 있지만 도전과 책임은 제주도지사의 몫“이라며 ”한계에 도전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제주도지사가 대한민국 대통령도 될 수 있다“며 ‘더 큰 정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제주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지적돼 온 제주도의 소모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진단도 내놨다.
원 전 의원은 “진정한 변화와 시대교체, 이것이 지금 도민의 엄중한 명령”이라며 “진정한 변화는 제주의 가치를 키우는 변화다. 교체해야 할 것은 제주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제주의 힘을 소모해버리는 낡은 과거의 방식이다. 제주의 힘을 모아야 하고 자원과 역량을 모아야 한다. 1%의 규모에서 서로 가르고 배척해서는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며 “줄세우기, 편가르기로 멍들고 지쳐 쓰러진 공직사회와 도민을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 “이념과 세대, 계층과 지역, 원주민과 이주민을 넘어서서 하나된 제주를 만들겠다. 당적을 초월해 여야를 뛰어넘는 플러스정치를 하겠다. 권력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정신으로 도민의 참여와 협치(協治.Governance)를 실천하겠다”며 “제주도지사는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제주의 꿈을 현실의 정책수단으로 담아내는 자리다. 다음 선거를 위해 권력을 쓰는 도지사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권력을 나누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공동체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도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요즘, 제주의 환경이 변하고 우리나라의 환경이 변하고, 세계 환경이 변하면서 제주 공동체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며, 찢기는 아픔을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며 “강정, 중국 관광객, 4.3 이 모든 것들이 우리 공동체에 생채기를 내는 큰 아픔을 주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의 아픔을 진정성 있게 적극적으로 치유해서 우리 모두가 강한 유대감으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따뜻한 제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주정체성의 제주환원론도 주창했다. “제주의 것은 제주도민에게로 돌려놓겠다”며 “제주의 주체성과 이익을 지키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제주는 운명적으로 개방과 통상교류를 확대해야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고 전제, “급속히 진출하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제주도민이 주인 되고, 제주도민의 이익을 지키고, 제주의 것은 제주도의 것으로 지속시킬 수 있는 상생협력의 틀을 만들겠다. 제주발전의 효과와 성장의 열매가 제주를 거쳐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도민 속으로 들어오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귀포 강정마을에 대해서도 그는 한마디 했다. 원 전 의원은 “제 가슴속에 담은 특별한 아픔이 강정마을”이라고 소개한 뒤 “강정마을의 자존심과 제주공동체의 의리를 지키는 자세로, 가슴으로 듣고 머리를 맞대겠다. 강정주민과 도민의 손을 잡고 앞장서겠다는 제 진정성과 노력의지를 믿어달라. 평가는 실천과정에서 엄격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은 출마선언 다음날인 17일 첫 공식일정으로 서귀포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조성 공사문제와 관련, 강정마을회 측 인사등과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원 전 의원은 출마선언 회견의 마무리로 “저는 그동안 비판을 통한 개혁활동에서 이제 책임을 통한 변화창조로 걸음을 내디딘다“며 ”저는 제주를 바꾸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꿈을 계속 꿀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알려거든, 앞으로 제주를 보라’고 감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원희룡 전 의원은 충혼묘지와 4.3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동문시장에서 순대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새누리당 제주도당 당사를 방문,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날 출마기자회견 장소를 관덕정으로 정한 데 대해“제주의 역사, 인문, 전통을 제주발전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