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후보로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던 중국작가 선총원의 대표 산문집 '샹시행 잡기(湘西散記)'가 번역 출판됐다.
역저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
중국 전문가인 이권홍 제주국제대 중국어문학과 교수가 처음 우리 말로 풀어냈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는 선총원에 대해 "중국 현대문학에서 독특한 풍격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일군 작가로 향토 및 인성 위주의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문학계의 거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늘날까지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중국인들의 과거를 알고 오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개돼야 한다"는 게 오 교수의 지론이다.
'샹시'란 마오쩌둥의 고향 후난성의 약칭인 '샹(湘)'의 서쪽을 이르는 지명이다. 그곳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꽃피운 소수민족 먀오(苗)족과 투쟈(土家)족의 삶의 터전이다.
그중 먀오족의 중심이며 세계문화유산인 펑황(鳳凰) 고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곳에서 중국 현대문학사상 걸출한 문인 선총원이 태어났다.
베이징에 살던 선총원이 모친의 병문안을 위해 고향 펑황으로 혼자 돌아가면서 부인에게 샹시의 변화한 면모를 편지로 알려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쓴 편지글을 정리하여 출판한 것이 '샹시행 잡기'다.
강을 타고 거슬러 오르면서 본 풍광, 인정, 느낌을 동양화의 백묘 기법으로 아련하게 우리들에게 펼쳐 놓는다. 선총원의 본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국의 향토와 인성을 위주로 한 문학에 대한 소개가 빈약한 국내의 현실을 감안할 때 연구자나 일반인에게도 중국 문학과 중국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교수가 번역한 선총원의 자서전 '자연의 아들'과 비교하면 더 이해가 쉽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
어문학사 출판, 1만2000원